구슬 사주에서는 세상을 떠난 무명인 혹은 유명인들의 사주를 살펴봅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은 영혼이 되어 하나의 구슬이 된다는 상상을 합니다. 그 구슬을 들여다 보며 그들의 삶을 잠시 엿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II) 여왕(1926~2022)은 1952년부터 2022년까지 70년간 재위하며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군림한 군주로 영연방의 상징적 지도자로 존경받은 인물입니다.
여왕은 월지 편인격입니다. 천간의 임수가 정화와 합을 하여 식신과 정관을 잃고 편관만 남은 것이 비극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합니다. 마음껏 자기 하고 싶은 대로(식신) 살 수 있었으나 가문과 책임(정관)이 그것을 가지고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왕좌(편관)에 오른 것만 같습니다. 마음껏 식신제살(식신이 편관을 제압한다)했으면 다른 방면에서 큰 인물이 될 수 있었겠으나 식신을 잃으며 한 평생 여왕이라는 권위만을 품에 안고 살아간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왕이면 최고의 자리이고 가장 좋은 팔자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왕이 좋은 자리인지 아닌지는 여왕을 해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파이브무브는 사주체의 길흉을 사주체의 캐릭터, 즉 격국으로 판단합니다. 안 좋은 환경에서 자라 캐릭터의 길한 점이 덜 드러날 수도 있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 캐릭터의 흉한 점이 완화될 수도 있습니다. 운명은 태어나기 전에 결정된다 뭐 이렇다기 보다는, 태어나는 순간 어떤 에너지를 갖고 태어나느냐와 그 에너지로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주로 본 여왕은 인생 내내 행복으로 충만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길흉 그래프에서도 천간은 흰색 동그라미(패격)가 대부분이고 완성도도 그리 좋지 못한 흐름입니다. 결코 길한 천간은 아닙니다. 65세부터 맞이하는 재성 대운에는 재생살이 되면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지지에는 재극인(재성이 인성을 극한다)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지지의 인성과다로 편관과 편재를 버틴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성이 많으니 유머 감각도 있었을 것이고 속을 잘 들키지 않는 성격이었을 것입니다. 하인이 왕실 침실을 나가고 나면 열심히 걸레질을 하는 취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스개를 해봅니다. 85세부터 식상 대운으로 흐르면서 처음으로 성격이 됩니다. 2020년에 드디어 잃었던 식신 대운을 만나고, 2022년에는 식신 세운까지 만나며 길흉 그래프 상의 ‘최고’점을 찍습니다. 그리고 그해 세상을 떠납니다. 평생을 거쳐 합거되어 잃어버린 자신의 용신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만 같습니다. 아마 행복하게 눈을 감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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